소프트웨어 알림을 중심으로 빠르게 업무 처리하는 법

구성원 한 명이 팀의 생산성 문제를 전부 해결하기는 어렵지만, 각자의 알림을 효율적으로 관리해 나로 인해 다른 구성원의 일이 정체되지 않게는 할 수 있다.

소프트웨어 알림을 중심으로 빠르게 업무 처리하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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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소프트웨어 도구들로부터 받는 수많은 알림으로 인해 생산성에 영향을 받고 있다는 사실에 대해 반대할 사람은 드물 것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소프트웨어를 안 쓸 수도, 덜 쓸 수도 없는 노릇이다. 소프트웨어 하나로 모든 것을 할 수 있으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우리는 여러 가지의 소프트웨어를 조합해 업무를 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계속 그럴 것이다.

수많은 소프트웨어, 각 소프트웨어에서 오는 수많은 알림. 그리고 그 알림들을 제때 처리하지 못해 오는 각종 스트레스와 팀 내 협업의 정체. 우리가 소프트웨어를 우리 팀에 맞게 직접 새로 개발하지 않는 이상, 이 문제는 쉽게 해결되지 않는다.

구성원 한 명이 팀의 생산성 문제를 전부 해결하기는 어렵지만, 각자의 알림을 효율적으로 관리해 나로 인해 다른 구성원의 일이 정체되지 않게는 할 수 있다.

Do Not Disturb 모드를 켜두는 것은 지금 당장 실천할 수 있는 Notification Hack이다.

일을 잘하는 수많은 방법 중에서도 알림을(notification) 더 잘 관리하는 일은 가장 실천하기 쉽고도 효과가 좋은 방법이다.

우리를 둘러싼 수많은 기기 - 랩탑과 스마트폰, 그리고 스마트워치까지 - 덕분에 우리가 중요한 업무 알림을 놓치지 않고 받는 게 더는 어려운 일이 아니게 되었지만 (사용하는 소프트웨어 도구가 많다면 여전히 알림을 놓치지 않고 받는 것이 어려울 수 있다), 여전히 알림은 내가 무슨 일을 하고 있든 상관하지 않고 본연의 목적인 알림을 주기에 나의 몰입(flow)을 방해한다.

하루에도 수도 없이 울려대는 알림, 랩탑과 스마트폰, 그리고 스마트워치까지 모두 나의 관심을 받으려고 하니 알림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고서는 온전하게 내 업무에 몰입할 수가 없었다.

애플 macOS에서 설정 가능한 Do Not Disturb.

애플의 OS에는 Do Not Disturb 모드가 있다. 내가 Do Not Disturb 모드를 켜두는 동안에는 모든 알림이 대기 상태에 머문다. 그리고 Do Not Disturb 모드가 꺼졌을 때 한꺼번에 알림을 준다. 시간도 설정 할 수 있어서 내가 정해둔 시간에는 Do Not Disturb가 자동으로 켜지게 할 수도 있다.

Do Not Disturb를 켜두는 시간을 정하고 그때만큼은 아무 알림을 받지 않을 수 있어 온전히 일에 집중해서 최대한 생산성을 끌어올릴 수 있게 된다. Do Not Disturb 모드를 활용하는 것은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쉬운 일이니, 바로 실천해보자.

Deny List vs. Allow List

원래 Do Not Disturb 상태는 “deny list”의 개념으로 내가 알림으로부터 방해받고 싶지 않은 시간을 설정하거나 시간대를 미리 스케줄 하는 방식이다. Do Not Disturb를 켜둔 시간 만큼은 온전히 내가 해야 할 일에 몰두할 수 있다.

Do Not Disturb 모드에서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버전은 Do Not Disturb를 반대로 상시 켜두고 대부분의 시간을 몰입에 투자하는 “allow list”의 개념이다. 이를테면 미팅을 주로 하는 오후 시간대를 제외하고 아침부터 오후까지는 Do Not Disturb를 계속 켜두는 식이다. 기존의 방식과는 반대로 알림을 받는 시간을 설정해두는 방식이다.

나의 알림 "Allow List" 시간은 오후 3시부터 오후 8시까지. 나머지 시간은 Do Not Disturb를 켜놓는다.

나의 경우 오후 8시부터 다음 날 오후 3시까지 Do Not Disturb를 켜놓는다.

이렇게 하면, 오후 3시부터 8시까지, 즉 5시간을 제외하고 나머지 시간은 방해받지 않고 일에 몰두할 수 있고, 퇴근 후에도 온전한 휴식을 취할 수 있다.

나는 주로 아침에 몰두하는 편이라, 특별한 미팅이 있거나 스케줄이 없다면 오전 7시부터 11시 정도까지는 알림을 하나도 보지 않고 바로 내가 해야 할 일에 집중하려고 노력한다.

그러고 나서 11시부터 오후 3시까지 알림, 이메일 등을 하나씩 처리, 답장하고 오후 3시부터 오후 8시까지는 알림을 열어둬서 다른 사람들과 실시간으로 소통 및 협업할 수 있는 창을 열어둔다.

이렇게 deny list가 아니라 allow list의 개념으로 Do Not Disturb 모드를 활용하면 훨씬 더 많은 시간을 중요한 업무에 할애할 수 있게 된다.

알림 중심으로 빠르게 업무 처리하기

출처: McKinsey

맥킨지에 따르면 평균적으로 지식근로자는 하루 중 60%를 업무 현황을 소통하고, 업데이트 사항을 확인 및 전달, 그리고 업무 커뮤니케이션 정보를 찾고 모으는 데 쓴다고 한다. 나머지 40%만이 실제 업무라 볼 수 있는 일을 한다는 것이다. 디자인, 코드, 기획서, 제안서, 보고서 등 말이다. 우리는 이것을 “일을 위한 일”, 영어로는 “work around work”라 부른다.

일을 위한 일이 아주 쓸데없는 일은 아니다. 분명 누군가는 업무 현황을 관리, 소통하고 지시 사항과 변경 사항을 소통해주어야 진짜 일 역시 정체 없이 진행된다. 그래서 관건은, 일을 위한 일을 얼마나 효율적이고 체계적이며 빠르게 처리할 수 있는지일 것이다.

우리가 여러 지식근로자, 팀들과 대화를 나누며 발견한 재밌는 사실 중 하나는, 많은 사람이 알림 중심으로 소통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특히 코비드-19로 인해 재택근무가 더욱 보편화하면서 사람들은 사용하고 있는 각각의 도구에서 서로에게 알림을 전송해 업무 사항을 전달하고 전달받고 있었다.

여전히 Zoom과 같은 비디오 컨퍼런싱을 통해 업무 현황을 체크하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는 많은 부분에서 서로 댓글을 달거나, ‘task’(도구마다 명칭은 다르다)를 완료하거나 하는 방식으로 업무 현황을 주고받는다.

문제는 알림이 너무 많고, 시도 때도 없이 불쑥 알림을 주며, 알림 그 자체로는 업무 사항에 대한 정보가 충분하지 않아 많은 양의 시간을 알림을 ‘관리’하는데 쏟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또한 동시에 사용하는 도구가 많아짐에 따라 정보가 분산되고 하나로 모이지 않기에 여러 도구를 돌아다니며 정보를 관리해야 하는 어려움 역시 존재했다.

알림을 빠르게 처리하려면 우선 하루 중에 알림을 처리하는, 알림을 Inbox Zero 하는 시간을 할당하는 것이다. 나의 경우에는 매일 오전 11시부터 3시까지는 알림을 처리하고 업무 현황을 소통하는 시간으로 두고 있다. (물론 4시간을 전부 일을 위한 일에만 쓰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이 시간에 알림을 하나씩 처리하기 전에 내가 받아 보고 있는 모든 알림 창구를 하나로 모아야 한다.

어떤 사람들은 이메일, 어떤 사람들은 슬랙, 어떤 사람들은 도구 하나씩 찾아다니며 알림을 확인하곤 한다. 중요한 것은 일단 내 컴퓨터 화면에 봐야 하는 모든 창구를 (적으면 적을수록 좋다) 전부 띄워 놓고 ‘한 번에’ 다 처리하는 것이다.

하루를 쪼개어 시도 때도 가리지 않고 알림을 오는 족족 처리하거나 하루에 여러 번 알림을 확인하고 있다면, 그만큼 당신의 생산성 역시 쪼개어진다는 것을 명심해라.

우리는 팀이 작아 내가 하루 중에서 봐야 하는 알림은 그리 많지는 않아서 30분에서 1시간 정도 전부 처리하고 나면 나머지 시간은 온전히 내일에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이 생긴다.

알림의 우선순위를 구별하고 Inbox Zero 하기

알림에도 중증도(severity)를 구별해 처리해야 할 필요가 있다. 영어로는 “triage”라고 하는데, 업무 알림에는 우선순위를 부여해 중요하고 시급한 일부터 처리해야 나를 제외한 구성원들이 나로 인해 그들의 업무가 정체되는 일이 없게 할 수 있는 것이다.

알림의 업무 우선도는 팀마다 다르게 적용되니 특별한 방법이 있지는 않지만, 알림을 받고 관리하는 방식에 있어 구조적으로는 우선도를 선별하기 쉽게 만들 수는 있다.

먼저 구성원 각자가 모든 알림을 매일 확인, 요청 사항(e.g., 업무 요청, 질문 등)에 대한 대응 및 최소한의 리액션을 하는 루틴을 만드는 게 필요하다 (최소한의 리액션 - Like 버튼이나, emoji 등을 통해 지금은 우선순위가 아니니 추후 확인하겠다는 표시가 최소한의 리액션이다).

이것은 말처럼 쉽지 않은데, 결국 알림을 받아보는 도구에서 구조적으로 습관을 형성하고 알림에 대한 대응이 편하게끔 해주어야 할 필요가 있다. 프로젝트 매니지먼트 도구 중에는 Asana가 대표적으로 이것을 잘해주고 있고, 수많은 고객 커뮤니케이션을 병렬로 관리해야 하는 영업 담당자를 위한 도구로는 Relate 가 있다.

알림의 중증도를 구별해 처리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1. 가장 중요한 알림은 (e.g., 긴급 요청 사항, 질문 등 - 일이 정체되게 하는 road blocker들) 확인하자마자 바로 대응해 처리한다. 협업의 기본은 나로 인해 다른 사람들이 일의 정체가 없게 하는 것이다.
  2. 모든 알림을 run through 할 때, 덜 중요하거나 미루어도 될 알림은 나중에 확인하겠다고 reaction을 하고 (e.g., Like 버튼이나 ‘나중에 확인하겠습니다’ 와 같은 짧은 댓글 등) Snooze 등의 기능이 있다면 추후 재 알림을 받도록 설정해 둔다.
  3. 불필요하거나 내 “feed”에 너무 많은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 thread는 알림을 해지하거나 unfollow 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면 그렇게 한다. 회사 내 모든 알림을 전부 받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내가 기여할 수 있는, 그리고 내가 필요한 나와 관련된 알림을 제대로 받는 것이 더 중요하다.
  4. 확인하고 처리한 알림은 Archive를 꼭 누른다. Archive를 누르지 않으면 내 알림창에 확인해야 할 것과 확인한 것이 뒤섞여 효율적으로 처리 대상을 인지하는데 많은 에너지를 쓰게 된다. Archive를 누른다고 해서 알림이 사라지지는 않으니 걱정하지 말고 Archive를 누르도록 하자.